갑상선암은 가수 겸 배우 엄정화 씨와 윤해영, 오윤아, 오영실 씨 등 유명 연예인들이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갑상선암은 위암과 대장, 폐, 간암을 제치고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다빈도 암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 이후 개원가에서는 갑상선암에 대해 문의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태영21내과의원(원장 양태영)도 마찬가지였다. 태영21내과는 지난 2월 광주광역시에 갑상선암 전문의원으로 문을 열었다.
“개원 9개월 째 접어들었는데 환자들의 40%가 갑상선 환자들이에요. 나머지는 당뇨병과 검진, 일반 내과 환자들이죠. 연령대를 보면 50대 이후인 환자들 대부분은 주로 당뇨환자들이지만 50대 이전인 환자는 갑상선인 경우가 더 많아요. 요즘 들어 갑상선에 대해 궁금해 하는 환자들이 특히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갑상선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요오드를 이용해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기관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생명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으로, 신진대사를 촉진해 뇌와 심장, 간 등 중요한 신체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면 가슴 두근거림과 손 떨림 증상, 무기력증이 발생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초음파검사 받아야
“건강에 이상이 있을 경우 남자는 간 기능 이상을 먼저 생각한다면 여성의 경우 갑상선 기능 이상을 우선 의심해볼 정도로 갑상선은 여성에게 아주 흔한 질환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갑상선 질환 예방법은 없지만, 주기적으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아 조기 발견하는 게 최선책이에요. 특히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다면 발병과 관련 있는 RET 유전자의 돌연변이 검사를 초음파와 함께 시행해 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매우 효과적이거든요.”
갑상선암은 대부분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데 Braf, RET/PTC 유전자가 그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갑상선 암 환자의 80~90%는 여성이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이 갑상선암을 부추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임신을 원하는 여성의 경우 갑상선 이상으로 불임이 올 수도 있다고 양 원장은 조언했다.
“성인에게 갑상선초음파를 해보면 2~4명에 한명은 1~2cm 미만의 작은 혹들이 우연히 발견됩니다. 이중 5% 미만이 암이므로 특별한 조치 없이 6개월~1년마다 초음파를 시행하여 혹의 크기를 관찰해도 되지만 크기가 작더라도 초음파상 암이 의심되는 경우는 세침검사로 확인해야 하므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갑상선암은 그대로 ‘순한 암’
하지만 갑상선암은 다른 장기에 발생하는 암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순한 암’이라고 한다. 수술로 제거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동위원소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에 흔한 암이다 보니 수술 흉터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시경적 갑상선 절제술이나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 다빈치로봇 수술법이 선호된다.
갑상선암은 특히 수술 후 1~2주 이내에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고, 암의 진행 속도도 느려 완치율이 95%에 이르고 있다.
“간혹 갑상선암 수술 후에는 미역이나 다시마 등의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에요. 동위원소 치료기간을 제외하고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음식은 없습니다.”
엔도내과 네트워크
갑상선 진단에 대한 유명세가 알려지면서 태영21내과의원에는 갑상선암을 걱정하는 환자들이 전국에서 찾아온다고 한다.
“학회를 통해서 비공식적으로 알려온 소식에 따르면 우리가 갑상선 진단에서 전국 2위를 했다고 하네요. 광주지역을 놓고 보면 단연1위이구요. 거의 1주일에 2명씩 갑상선암을 발견했으니까요.”
태영21내과를 포함해 갑상선 진료를 전문으로 표방하는 내분비내과 전문 의원들은 전국에 18곳에 이른다. 이들은 전국 내분비대사내과 네트워크(엔도내과)로 연결돼 있다.
광주를 중심으로 한 전남지역의 경우도 태영21내과와 맑은샘내과, 복음연합내과 등 3곳이 갑상선을 주로 보는 내분비내과 전문 의원들이다.
양 원장은 내분비내과 전문 의원들은 3시간 대기 3분 진료인 대학병원들과 달리 예약 없이도 언제든지 당일 갑상선암 조직검사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결과도 바로 알 수 있도록 갑상선암 진료에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만족도가 높다고 귀띔했다.
양 원장은 특히 이러한 내용을 지난 11월 16일에 열린 대한갑상선학회 추계 연수강좌에서 ‘개원가에서 갑상선질환 관리의 노하우’를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음악평론가를 꿈꾸는 인문주의자
양 원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전임의를 마치고, 미국 하버드의대 조슬린당뇨센터에서 연수한 내분비내과 전문의다.
양 원장의 논문은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3년(2011~2012) 연속 등재되기도 했다.
“광주·전남지역에 내분비대사내과 전문병원이 없어요. 갑상선 질환을 대학병원 수준으로 검사할 수 있는 검사실과 입원실을 갖춘 의료기관은 더욱 부족하죠. 갑상선 질환은 30~50대 비교적 젊은 사람에게 많아요. 그래서 병원에 들어섰을 때 평소 자주 가는 카페나 레스토랑을 찾았을 때의 느낌이 들도록 병원 로비에 많은 투자를 했답니다.”
그래서인지 태영21내과 로비에는 무대가 마련돼 있고, 무대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다. 월 1~2회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해 음악회를 열고 있다고 한다.
양 원장은 특히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직접 무대에 올라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한다. ‘보스톤과 음악가’라는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며 고전음악에 대해 평론하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다고.
“하버드대학에서 연수하면서 느낀 것과 제가 살고 있었던 보스톤에서 느낀 점을 음악과 음악가들의 삶을 연결 지어 에세이 형식으로 글을 써서 올리고 있어요. 글이 모이면 부족하지만 책으로도 묶어서 세상에 선보일 예정이에요. 꼭 보러 오세요.”
청년의사 / webmaster@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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