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0대 A씨는 농사일을 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어 응급실을 찾았다. 당뇨병을 앓고있는 A씨는 식사를 미뤄가며 무리하게 밭일을 하던 중 혈당이 급격히 낮아진 탓이었다. 야외에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작업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조기에 발견돼 내원할 수 있었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당뇨병 환자가 조심해야 할 것은 저혈당 뿐 아니다. 여름철에는 무더위와 장마 등으로 생활습관이 불규칙해지기 쉬운 만큼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 요법 등 당뇨병 관리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저혈당 예방 및 대처
저혈당은 혈당이 급격히 낮아지는 증상으로 인슐린 주사제 또는 설폰요소제와 같은 치료제를 투여 받는 환자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초기에는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식은 땀이 나고 맥박이 빨라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지만, 심한 경우 의식을 잃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저혈당은 갑자기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차량 운전이나 기계 조작 중일 때 발생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예방과 대처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식사를 규칙적으로 챙겨야 하며, 평소보다 활동량이 많을 경우 사전에 자가혈당 측정을 통해 저혈당 발생 위험을 확인하고 필요 시 적절한 양의 간식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저혈당을 자주 경험한다면 혈당을 낮추는 치료제 투여에 따른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해당 사항을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투여량을 조절하거나 저혈당 발생 위험이 낮은 치료제로 교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저혈당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탕 등의 응급간식과 당뇨병 환자임을 나타내는 인식표를 항상 구비해야 한다. 응급 간식은 저혈당이 의심 되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섭취해 혈당을 높이는데 필요하며, 당뇨병 환자 인식표는 저혈당으로 의식을 잃었을 때, 당뇨병 환자임을 알려 주변 사람들로부터 지원을 받는데 도움이 된다. 저혈당 증상이 있고 혈당 측정 값이 70 이하면, 요쿠르트 1병, 캔음료 반 병, 사탕 3-4개 정도를 섭취하고 15분 후 다시 혈당을 측정해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식사 요법과 운동 요법
식사를 건너 뛰는 것은 오히려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미친다. 저혈당이 발생하거나 이후 폭식으로 이어져 혈당 변동 폭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권장되는 체중에 따라 칼로리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더라도 무더위 등으로 입맛을 잃은 경우에는 안 먹기 보다는 잘 먹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평소 맛보지 못한 별미를 즐기는 것도 식사를 규칙적으로 챙겨 식사 요법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칼로리 섭취량을 준수하고 동물성 지방과 설탕과 꿀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선에서라면 외식도 주저할 필요가 없다.
무더위와 장마 등으로 야외 운동을 규칙적으로 챙기기 어렵다면 수영, 피트니스 등 실내 운동으로 이를 대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다만 합병증 여부와 건강 상태 등에 따라 피해야 할 운동이 있는 만큼, 운동의 종류와 강도에 대해서는 사전에 전문의 등과 상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성 신경 병증이 있는 경우 무거운 기구를 들어 올리는 등 체중부하가 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또 망막병증을 앓고 있는 경우 눈에 망막출혈이나 망막박리의 위험이 높은 고강도의 유산소운동이나 저항성 운동도 안하는것이 좋다.
●당뇨병 치료제 복용
식사를 건너 뛰는 경우 치료제 복용을 빠뜨리거나 업무 등으로 바쁜 일상 중에 복용을 잊는 경우가 잦아지는 등 불규칙한 생활 습관은 약물 요법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당뇨병 환자가 치료제를 제 때,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당장의 혈당 조절에 문제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체가 고혈당에 노출되는 만큼 합병증 발생할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당뇨병 치료제 복용을 잊은 것을 알아차렸다면 해당 분의 치료제를 즉시 복용하면 된다. 다만 2회 분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경우 다음 복용 시점에 다다른 경우라면 잊은 것을 생략하고 다음 복용 시간에 맞춰 복용해야 한다. 만약 2개 이상의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복용 횟수 때문에 약 먹는 것을 잊는 실수를 자주 반복한다면 해당 사항을 주치의에게 보고해 필요 시 1일 1회 복용하는 복합제 서방정으로 처방을 변경 받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박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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