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광주시 서구 태영21병원은 오는 18일 오후 6시40분 1층 로비에서 ‘정기음악회’를 개최한다. 플루트, 클라리넷, 비올라, 첼로, 피아노 등 여성 5인조 그룹 ‘퀸즈퀸텟’이 클래식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태영21병원의 정기음악회는 벌써 22회를 맞았다. 양태영 원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음악회는 2012년 3월 개원한 뒤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양 원장은 “당뇨와 갑상선 전문병원으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많다”며 “장기간 치료에 지친 환자와 가족들에게 작은 즐거움이나마 선물하고자 음악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주자 섭외는 양 원장 몫이다. 작은 음악회지만 알차게 만들고 싶은 그는 광주시립교향악단의 박문경 수석 첼리스트 등 뛰어난 연주자를 초정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병원 설계 당시부터 음악회를 할 수 있는 공간과 객석을 확보하는데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 무대와 조명, 방음시설, 피아노까지 갖췄다.
그가 직접 진행하는 ‘클래식 닥터’ 코너도 인기다. 그날 연주되는 곡의 작곡가 등 클래식 음악가들이 어떤 질병으로 사망했고, 그 질병에 대한 증상과 예방법은 무엇인지 소개하는 강좌 형식이다.
예를 들어 쇼팽의 곡이 연주되기 전 폐렴과 폐결핵으로 사망한 쇼팽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폐렴의 중요성과 예방법을 설명한다. 간경화로 사망한 베토벤, 간암으로 사망한 브람스 등 작곡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건강상식을 전한다.
“환자들에게 의료정보를 제공하고자 ‘클래식 닥터’를 기획했는데, 반응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지금은 다른 병원이나 의사모임 등에서 초청받아 강의를 한 적도 꽤 있어요.”(웃음)
그는 공연이 시작되기 전 기다리는 관객들을 위해서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기도 한다.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고, 연주자들의 긴장도 풀어주려는 의도다.
어릴적 유난히 음악을 좋아했던 양 원장은 중·고교 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피아노학원을 병행했을 정도다. 당연히 작곡가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클래식 닥터’는 그가 좋아하는 음악과 전공인 의학이 어우러져 탄생한 결과물이다.
클래식 연주회를 빼놓지 않고 찾아다녔던 그는 연주자들과 인연도 깊어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음악회를 열게 됐고, 연주자 초청도 직접 나서게 됐다.
양 원장의 노력 때문인지 정기음악회는 입소문을 타고 관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쉽게 접할 수 없는 클래식 연주회를 무료로, 편하게 접할 수 있어서다. 주 관객이던 환자와 가족들은 물론, 병원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까지 매회 12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양태영 원장은 “작곡가들은 좋은 곡을 만들 때 좋은 추억을 먼저 떠올린다고 한다”며 “태영21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음악회가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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